스리랑카 위험하고 흥미진진한 일터들
캔디(Kandy)와 불치사(Sri Dalada Maligawa): 성스러운 도시의 숨겨진 위험
스리랑카의 중앙 고원지대에 위치한 캔디('මහනුවර' - 마하누와라)는 고대 싱할라 왕국의 마지막 수도로, 불교의 성지이자 문화의 중심지입니다. 1592년 위마라다르마수리야 1세가 수도를 이곳으로 옮긴 이후, 캔디는 1815년 영국에 점령될 때까지 스리랑카의 독립을 지켜낸 마지막 보루였습니다.
이 도시의 중심에는 불치사('ශ්රී දළදා මාළිගාව' - 스리 달라다 말리가와)가 있습니다. 이곳은 부처의 치아 유물을 모시고 있는 성스러운 장소로, 매년 수많은 순례자와 관광객이 방문합니다. 불치사의 역사는 4세기경 인도에서 스리랑카로 부처의 치아가 옮겨진 것으로 시작되며, 이후 이 유물은 왕권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불치사에서 일하는 것은 큰 영광이지만, 동시에 많은 위험과 책임이 따릅니다. 관리인들은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며, 엄격한 규율과 전통을 지켜야 합니다. 특히 유물을 보관하는 내실에 들어가는 것은 극소수의 고위 승려들에게만 허용되며, 이들은 생명의 위협까지 감수해야 합니다.
매년 7월에서 8월 사이에 열리는 에살라 페라헤라('එසළ පෙරහැර' - 에살라 페라헤라) 축제는 불치사 관리인들에게 가장 바쁘고 위험한 시기입니다. 이 축제에서는 부처의 치아 유물을 모신 가사를 코끼리의 등에 실어 시내를 행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코끼리를 다루는 마하웃('මහවුත්' - 마하웃)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마하웃들은 수 톤에 달하는 코끼리를 통제하며 좁은 거리를 지나야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작업입니다.
라부켈레(Labukele): 목숨을 건 오르막 굽이 도로 달리기
캔디에서 약 20km 떨어진 라부켈레('ලබුකැලේ' - 라부켈레)는 스리랑카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 중 하나로 유명합니다. 이 도로는 가파른 경사와 급격한 커브가 연속되는 18개의 헤어핀 굽이로 이루어져 있어, '18 헤어핀 벤드'라고도 불립니다.
라부켈레 도로의 역사는 19세기 영국 식민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영국인들은 고원지대의 차 플랜테이션에 접근하기 위해 이 도로를 건설했습니다. 처음에는 말과 마차를 위한 좁은 길이었지만, 차 산업의 발전과 함께 점차 확장되었습니다.
이 위험한 도로에서 버스와 트럭 운전사들은 매일 목숨을 걸고 일합니다. 좁은 도로 폭, 갑작스러운 안개, 그리고 우기의 미끄러운 노면 등 다양한 위험 요소들이 운전사들을 위협합니다. 특히 우기에는 산사태의 위험도 높아, 운전사들은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로는 스리랑카 경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고원지대에서 생산되는 차와 채소들이 이 도로를 통해 저지대로 운송되기 때문입니다. 운전사들은 차량 정비와 운전 기술을 끊임없이 연마하며, 이 극한의 환경에서 생계를 이어갑니다.
라트나푸라(Ratnapura): 보석의 도시, 위험한 광산 작업
스리랑카 남부에 위치한 라트나푸라('රත්නපුර' - 라트나푸라)는 '보석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이름에 걸맞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석 산지입니다. 특히 사파이어, 루비, 고양이 눈 등 다양한 보석들이 이 지역에서 채굴됩니다.
라트나푸라의 보석 채굴 역사는 200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대부터 이 지역의 보석들은 실크로드를 통해 세계 각지로 수출되었고, 마르코 폴로도 그의 여행기에서 스리랑카의 보석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특히 '세일런 사파이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보석 광산 작업은 극도로 위험한 직업 중 하나입니다. 광부들은 좁고 깊은 수직 갱도를 파고 들어가 보석을 찾아냅니다. 이 과정에서 갱도 붕괴, 산소 부족, 유독 가스 노출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됩니다. 또한, 우기에는 갱도가 물에 잠기는 일도 빈번해 익사의 위험도 상존합니다.
대부분의 광산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광부들은 간단한 도구만을 사용하여 수작업으로 보석을 채굴합니다. 이는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보석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작업 효율성은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위험한 직업을 선택하는 이유는 '대박'의 꿈 때문입니다. 운 좋게 고품질의 큰 보석을 발견하면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극한의 환경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의지
스리랑카의 이러한 극한 직업들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을 넘어,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국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불치사의 관리인들은 스리랑카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라부켈레의 운전사들은 국가의 물류를 책임지며, 라트나푸라의 광부들은 귀중한 천연자원을 채굴합니다.
이들의 용기와 헌신은 스리랑카의 발전을 이끌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일하는 이들의 모습은, 인간의 의지와 적응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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